송어와 춤을
- 松魚居鄕 56년에 부쳐(2021. 1. 3.)-
于烏 嚴 基 宗
섣달그믐 빈 알곡
봄보리 파란 들녘을 바라보며 고개 하나 못 넘고
구천을 헤매던 보릿고개는 사라졌구나
그 시절 강원 도정구호(道政口號)는
산으로 가자, 바다로 가자를 외쳤고
송어새끼 처음 내리던 평창 하늘엔
공수헬기 먼지가 뽀얗게 일었지
『산 가자 바다 가자』던 함성이 오늘에 되살아
산역(山役) 허기 채우던 혁신의 박경원도백(道伯)이며
송어알 깨우던 함준식씨의 석상(石像)이
송어먹이 번데기 분말 찧던 어머니와
그 장남 함근식박사께서
내수면수산업법 입법에 그토록 땀 흘린
노고를 돌아보네
샘여울 맑아도 속살 붉은 무늬 선명히 새겨
반백 황장목 심재처럼 붉은 송어보시의 년륜이
유유한 물결 위로 보석처럼 흐른 세월
대동(大同)의 열기가 온고(溫故)를 품고야
송어와 춤추는 승부를 위하여
길을 묻던 그 길 위에 오호! 우리 모두 섰구나.
송어 군무춤이 네거리를 메우고
송어 오페라가 수면 위로 솟으면
송태 보시의 혼을 달래는 연등이 물결쳐
송어만두와 송어매운탕과 송어과메기가 빈속을 채우고
송어케익과 송어비스켓이 애들 울음 멈추면
산채와 송어, 송어와 한우, 메밀과의 만남
너는 육백마지 뜨는 샛별 나는 맑은 샘
송어 풍어와 평창으로의 귀농은 고향을 일구는 얘기
퐁퐁 솟는 샘과 샘 마시는 송어 아가미의 청결과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급제의 욕망과 꿈
꿈이 있는 곳이 아름다워 아름다운 미탄(美灘)과
맛이 좋아 삼키고 마는 맛미의 미탄(味呑)
송어 위로는 솔개 왜가리 백로떼 모이고
수면 아래로는 수달떼 극성스레 찾아들어
샘 솟는 곳, 그 강의 계곡엔
솔밭 푸른 솔향이 자욱하고
송어 찾는 사람들
송어 있어 만물이 따라오르는 평창의 기적이
송어와 춤을!